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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메군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비교적 흔하게 접하는 성과 측정지표 중 하나인 MAU와 DAU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다들 아시다싶히 MAU는 “Monthly Active Users” 즉, 월간 순이용자 또는 월간 활성 유저를 의미하고 DAU는 “Daily Active Users” 즉, 일간 순이용자 또는 일간 활성유저를 의미하죠. 각 용어의 의미는 이미 여러 지면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만큼 여기선 생략하도록 하고요, 이 용어들은 과거 UV(Unique Visitor)로 불렸으나 이것을 월간, 일간으로 세분화한 것이 지금의 MAU, DAU 입니다.

해당 지표는 가입자수, 매출, 시장점유율과 더불어 서비스의 성장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써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이라면 더 중요하게 다뤄지기도 하고요. 이렇게 중요한 성장지표인 MAU와 DAU. 이직을 준비하는 기획자들도 해당 지표를 사용해서 본인의 성과를 어필하곤 하는데요, 문제는 해당 지표가 과연 기획자의 역량 내지 성과로 측정하기에 적당한가 입니다.

기획자라면 신규 서비스를 릴리즈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리뉴얼한 이후 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그에 따른 성과를 측정하는 게 일반적이죠.(실제로는 안하는 사람이 태반일지도...) 이 과정에서 이전에 포스팅했던 AARRR 지표와 함께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일간, 월간 순 방문자 데이터를 자주 활용하는데, 문제는 이 순 방문자 데이터만으로는 기획자의 역량 내지 기여도를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본인조차 말이죠. 실제로 많은 구직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xx 서비스를 리뉴얼했고 그에 따라 얼마 간의 기간을 기준으로 MAU, DAU가 몇 % 상승했다.”와 같은 류의 성과 표현을 자주 볼 수 있고 그들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그 측정 데이터가 본인의 성과라는 것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대다수는 당황하거나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습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해당 데이터에서 본인의 기여도를 발라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면접관에게 뭐라 설명할 건가요? 기획 시 시장분석 결과를 잘 반영했기 때문이라 할건가요? 아니면 협업자와의 원활하고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최초 설정했던 서비스 릴리즈 시점에 맞춰 서비스를 오픈했기 때문이라 할건가요? 뭔가 딱 들어맞는 적당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하물며 위의 이유조차도 기획자만의 역량으로 보기에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고요.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르브론 제임스라면 모를까.

 

과정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저의 중학교 시절, 무척이나 기억에 남는 선생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수학과목을 담당하셨던 선생님이셨는데, 그 분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지론을 항상 설파하셨죠. 그리고 매주 쪽지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성취를 평가하셨고, 시험 성적에 따라 당시로썬 일반적인 매 타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앞선 글에서처럼 수학엔 담을 쌓았던 저로썬 매주 손바닥, 엉덩이, 허벅지, 발바닥 등 매주 다양한 부위를 돌아가며 맞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만 맞아야 겠다는 생각은 못해봤던 것 같아요.ㅎㅎㅎ 
 
그런데 제가 그 분에 대한 기억이 남는 이유는 단지 많이 맞았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앞서 그 분의 지론에 대해 잠시 언급했는데, 그 과정의 중요성이란 게 시험에서도 적용되었습니다. 시험문제에 대한 정답을 맞췄어도 해당 문제에 대한 풀이 과정이 없을 경우, 오답 처리를 하거나 따로 불러서 본인 앞에서 문제를 푸는 과정을 확인한 후에야 정답을 인정하는 것이 그런 케이스였죠. 머리 좀 돌아가는 친구라면 암산을 통해 문제를 풀 수도 있었을텐데, 그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걸 인정하지 않으셨던 기억이 나네요. 

내가 했다는 것에 대한 증명을 하는 것이 단지 증명 그 자체에만 방점이 찍히는 건 아닐 겁니다. 증명을 할 수 있다는 건 그것에 대한 충분하고 확실한 이해가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내 것”이라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겠죠. 기획자의 성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과가 있다면 그 과정을 검증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MAU, DAU는 결과론적 데이터이자 목적성이 불분명한 데이터입니다. 다시 말해 해당 데이터가 왜 MAU, DAU가 올랐는지를 검증하는 일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더구나 “내가 잘해서 이만큼이나 올랐어.”를 이야기하기엔 수많은 변수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요.

목적이 있는 데이터는 무엇일까?

결과론적 데이터? 목적성이 있는 데이터? 선뜻 떠오르나요? 예를 한 번 들어볼게요. 결제 단계의 개선 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지표 중 하나인 결제 전환율(%)이란 게 있습니다. 결제 전환율엔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는 각각의 목적은 다르나 목표가 담겨있습니다. 사용자는 간결한 과정을 통해 내가 사고자 하는 물건을 내가 원하는 장소로 빠르게 배송받고자 하는 니즈.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결제 Flow에 진입한 고객이 상품 결제를 완료했으면 하는 니즈가 있겠죠. 결제 프로세스에 진입한 고객의 목적은 다르지만 목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결제 전환율이란 측정 지표는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만족도를 측정할 수 있는 좋은 목적성 데이터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목적성 데이터로는 전환율과 함께 서비스에 얼마만큼 체류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체류시간(sec)과 설계된 예측 동선에 대한 이탈률(%), 반송율(%)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서비스 개선의 목적을 명확하게 들어낼 수 있는 지표로써 목적한 바에 따른 지표의 변화 시, 서비스 기획자 본인의 성과로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퍼널 분석 기법을 활용해서 결제 Process의 흐름에서 이탈률을 개선한다고 가정해보죠.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현재의 데이터 즉, As-Is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확인해보는 일일 겁니다.

 

Funnel 분석으로 살펴본 결제 Flow

위 예시를 살펴보죠. 상품 상세 UI부터 결제 완료 UI까지를 결제 Flow라고 할 때, 특정 기간 동안 상품 상세 UI에서 장바구니 UI로 이동한 고객이 1000명, 장바구니 UI에서 정보 입력 UI로 이동한 고객이 800명, 정보 입력 UI에서 결제 완료 UI로 이동한 고객이 100명으로 확인이 되었네요. 여기서 주목해야할 Flow를 꼽자면 ①장바구니에서 정보입력 UI로 이동하는 동선과 ②정보 입력에서 결제 완료 UI로 이동하는 동선을 들 수 있는데요. ①의 경우 20%의 고객 유실이 발생했고 ②의 경우 87.5%의 고객 유실이 발생했습니다. 

 

위 ①과 ②에서 확인한 고객 유실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가설과 검증 과정을 통해 해법을 도출하여 To-Be 모델을 서비스에 반영했을 때, 그에 따른 개선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꺼내볼 수 있는 목적은 고객 유실률의 감소이며, 목적달성을 위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해나가는 일련의 행위들과 그에 따른 결과가 기획자가 내세울 수 있는 온전한 성과인 것입니다.

 

당신이 회사의 오너라면...

만일 당신이 회사 오너라면 회사의 규모나 성장지표를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때 매출과 더불어 MAU나 DAU와 같은 지표로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일겁니다. 해당 지표들이야 누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행위에 따라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래저래 설명할 필요가 없는 직관적인 지표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이직을 앞두었거나 연봉 협상을 앞둔 기획자라면 MAU, DAU 또는 매출 데이터는 잠시 잊어주세요. 만에 하나 해당 데이터가 정말 본인의 성과라고 생각한다면 그에 따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도록 전반의 과정을 상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세요.

 

하지만 저라면 목적 지향적 성과 지표를 중심으로 스스로를 어필할 겁니다. 이를 위해 개선 혹은 리뉴얼의 목적을 명확히 밝히고 지표 개선을 위해 수행했던 일련의 과정과 경험을 인과관계에 따라 손쉽게 설명할 겁니다. 혹시 기획 업무 수행 과정에서 개선과 리뉴얼의 목적을 생각해본 적이 없나요? 오너나 팀장님이 지시해서 별 생각없이 수행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이렇다할 성과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그에 따라 구직의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죠.

 

"스토리보드를 빨리 만든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다?", "개발자, 디자이너 출신이다?" 이런 추상적이고 증명하기 어려운 정성적 역량말고 증명할 수 있는 정량적 수치로 본인을 어필해보시기 바랍니다. 바라는 그곳으로의 이직 혹은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겁니다.


다 읽기 귀찮다면 이것만 보자. "다섯 문단 요약!"

1.

MAU (월간 활성 사용자)와 DAU (일간 활성 사용자)는 중요한 성과 측정 지표로, 과거 UV (Unique Visitor)를 월간, 일간으로 세분화한 것입니다. 이들 지표는 서비스의 성장과 투자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지표들이 기획자의 성과를 적절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2.

기획자들은 일반적으로 신규 서비스 출시나 기존 서비스 리뉴얼 후 성과를 측정하는데, MAU와 DAU 같은 지표만으로는 기획자의 기여도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구직자들의 포트폴리오와 면접 과정에서 이러한 지표를 성과로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과거의 한 수학 선생님은 결과보다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획자의 성과 측정에도 해당되며, 단순한 결과 지표보다는 그 과정을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는 기획자의 업무에 있어서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4.

결과 지향적인 데이터 대신 목적성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예를 들어, 결제 전환율은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 모두에게 명확한 목적과 목표가 있는 지표입니다. 기획자는 이러한 목적성 데이터를 활용해 개선과 리뉴얼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인과 관계에 따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기획자는 추상적이고 증명하기 어려운 정성적 역량 대신, 증명 가능한 정량적 수치로 자신을 어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이직이나 더 높은 연봉 협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야메군, Web,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서비스기획 23년차로 네이버 웹/모바일 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를 거쳐 IT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기반의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 최근 스타트업계로 이직하여 반려동물과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를 경험했고 자율주행 도메인을 거쳐, 현재 SaaS 기반의 Monitoring 도메인에서 유일한 기획자로 재직 중. 2016년 7월,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서적,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웹 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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