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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22년 11월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나의 반려 쇼핑몰 펀샵에 독특한 디자인의 “Anker 3-in-1 Cube with MagSafe”란 스마트폰 충전기가 100원딜 상품으로 올라왔고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에 끌려 당첨의 염원을 담아 구매 버튼을 눌렀으나… 당첨 실패. (이것 뿐만 아니라 100원딜은 정말 당첨 안된다.) 특히나 기대했던 탓인지 빡침이 몇 배로 다가왔고,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이 빡친 마음을 어떻게든 다스려야 했기에 Anker US(https://www.anker.com/)로 출동. 가격을 보니 위풍당당하게 $159.99(세금 포함)가 찍혀 있더군요. (당시 환율이 1달러당 1,339원쯤 했으니 한화로 21만원 쯤 했던 거 같다. 개 비싸!!) 그리고 드는 짧은 생각... “어?”

Anker US(https://www.anker.com)

와.. 팔지도 않아. 이거 진짜 주문 제작인가봐.

스마트폰 충전기 따위가 기능 좀 들어있다고 159달러나 한다는 게 납득되지 않았지만, 이미 내 정신은 그것을 사야 한다는 맹목적인 생각에 사로 잡힌 상태였기에 앞뒤 재지 않고 일단 질러버렸습니다. 하지만 한국엔 이미 Anker의 한국 총판이 있기에 한국으로 직배송은 안되는 상황. (총판인지 Anker가 직접 운영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배대지에 상품 배송의뢰를 등록 해놓고, 룰루랄라 하며 한 일주일 쯤 지났을까? 이쯤이면 발송을 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왜 인지 “out for delivery” 메시지가 오지 않는지 문의해보니 12월 말 즈음에나 보내겠답니다. (이 x끼들,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어서인지 주문 제작하는 거 같아.) 빡침에 빡침이 더해진 상태였으나… 뭐 별 수 있나? 기다려야죠…

 

시간은 흘러 그로부터 한 달 후인 12월 말, 고대하던 제품 발송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곧이어 배대지 측에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도 받았습니다. 이제 곧 한국으로 발송이 되겠거니 했지만, 배대지도 트래픽이 몰려서 시간이 좀 걸린다네요. 또! 이리하여 해를 넘은 계묘년 1월 11일쯤인가에 제품을 수령하게 되었고 배송비 및 부가세를 포함하니 무려 $191.5이 되어버렸습니다.ㄷㄷㄷ 이로써 제품가격은 한화로 26만원까지 치솟은 상태. 한국에서 5만원 내외면 괜찮은 3-in-1 충전기를 살 수 있는데, 디자인 좀 이쁘다고 무려 5배 가량이나 더 지불하고 이 제품을 산다는 게 상식적으론 말이 안되는 게 사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박스를 뜯으며 “대단한 뭔가 있을 거야… 암…”하는 일말의 기대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것 같네요. (하지만 현실은 그저 충전기 본체, USB C 케이블 그리고 US type의 플러그가 달린 어댑터 뿐.)

 

자, 이제 여기서부터 진짜 리뷰. 어찌되었건 주문일로부터 약 한 달 여의 시간이 걸린 후 제품을 손에 쥔 그 첫 느낌이란… 딱 3x3 큐브 정도 사이즈에 비해 꽤나 묵직하게 전달되는 느낌,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네모난 쇳덩이. 아마 코일과 자석이 잔뜩 내장되었기에 이런 무게가 나오지 싶은데, 아담한 사이즈와 상반된 무게감은 확실히 언밸런스한 느낌. 하지만 확실히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모양새이긴 합니다. 모양을 봤으니 본연의 기능인 충전 차례.

 

한 손에 쏘옥 들어오는 묵직한(?) Anker 3-in-1 Cube with MagSafe

가볍게 든 것 같지만 가볍지 않아.

국내에서 보아오던 거창해 보이는 사이즈의 타사 제품과는 차별화된 미니멀리즘에 감탄을 거듭하며 충전기 세팅을 마친 후 아이폰14 Pro와 애플워치 울트라 그리고 에어팟 프로2를 충전기에 차례로 올려보는데, 작은 사이즈 임에도 불구하고 세 기기의 동시 충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품의 사양을 살펴보니 입력이 30W, 출력은 아이폰이 15W, 애플워치와 에어팟이 각각 5W.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3~5만원 대의 충전기들이 고속충전(아이폰 기준 15W)을 표방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3개의 기기를 동시 충전 시 전력 분배로 인해 제대로 된 고속충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데 반해, Anker 3-in-1 Cube with MagSafe는 전력 분배가 아닌 고정 출력을 제공하여 온전한 고속충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장점.  또한 아이폰을 충전하는 MagSafe의 어마어마한 자력 탓에 아이폰을 붙인 후, 거꾸로 들건 흔들건 안정적으로 부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폰을 가로 방향으로 붙여놓기에 충분한 자력을 제공하고 있어 충전하며 영상을 보는 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제 아이폰엔 4 Way Privacy 강화유리가 붙어있어 일하며 영화를 보고 있어도 안걸린다는 사실!)

애플워치는 팝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효율성이 극대화된 애플워치 충전부

뿐만 아니라 애플워치 충전부의 경우 사용 유무에 따라 기기 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 측면을 Push 방식으로 밀어 넣거나 뺄 수 있어 공간의 효율성이 뛰어난 편. 더불어 평평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어, 다소 무거운 애플워치 울트라의 경우에도 정상적인 충전이 이루어집니다. 그간 사용해 본 중저가의 MagSafe 지원 충전기의 경우, 3-in-1을 지원한다는 문구가 있음에도 3개 디바이스의 동시 충전이 안되거나 혹은 동시 충전 효율이 떨어지거나 약한 자력으로 인해 애플워치 충전이 잘 되지 않거나 하는 문제들을 겪어왔지만, Anker 3-in-1 Cube with MagSafe는 미니멀한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위 세 가지의 문제가 말끔히 해소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참 오밀조밀하게도 박아놨다. 애어팟은 후면부위에 충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과연 개인이 관부가세와 배송비를 포함, 26만원이나 줘가면서 한 달 여를 기다리며 직구를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생각해보면, 그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고요,(아마도 Anker Korea가 요 모델을 국내에 판매하지 않는 이유… “이 비싼 걸 누가 사겠어?”하는 생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근데 왜 넌 비싼 제품을 주문했냐고 물어보신다면… “펀샵의 100원 딜에 뽑히지 못한 빡침” 그리고 “비싼 게 좋은 거.”라는 지론 때문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혹여나 누군가 저에게 이 제품의 링크를 보내며 이걸 선물해달라고 한다면, “뭐!!! 충전기가 159달러?! 야, 미친x아, 니가 제 정신이냐?!”하고 욕을 한마디 해줄 거 같아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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